소비러/오프라인

연극 미저리

포포트 2023. 4. 22. 22:30

221231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김상중 / 이일화 / 김재만

-

그렇습니다. 연말에 미저리를 봤습니다. 이것도 쓸까 말까 했는데 꽤 재밌던 기억이어서 기록합니다.

이걸 어떤 계기로 예매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대개 그렇듯 어, 이런 극이 있네? 어, 자리가 좋은 데가 남아있네ㅡ의 결과일 것으로 추측한다.

-

1층 2열 17번

-

 

 

 

 

 

이 글에는 연극 <미저리>와 관련된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스토리는 당연히 알고 갔다. 원작 영화는 안 봤는데 듣고 들어서 큰 내용은 다 아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한 순간도 안 졸고 잘 봤다.

당연하다. 스릴러다. 미친 앤이 너무 무서워서 웃을 타이밍에도 못 웃었다. 폴이 3년 쓴 완성된 원고에, 앤이 욕이 많다고 분조장 와서 급발진하던 연기가 진짜 현실적으로 너무 무서웠다. 폴에게 밥을 먹이다가 자기가 흘려놓고 닦으면서 그 닦은 물을... 약이랑 같이 먹으라고 하는 첫 광기의 연기가 진짜 너무 무섭고 무서웠다. 짱.... 약간 앤이라는 캐릭터가 유아기에 양육자에게 무력해서 의존할 수밖에 없고 유기의 공포를 건드리는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연기도 정말 좋았다.

세트는 현관문 바깥, 폴이 감금된 방, 부엌과 현관(폴이 감금된 방문 밖) 이렇게 3분할이었고 진행에 따라 빙글빙글 회전했다. 폴이 감금된 방문을 따고 처음으로 나갔을 때, 두 번째로 나왔다가 앤이 돌아오는 소리에 놀라 다시 방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세트가 진짜 스릴 넘치게 회전했다.

마지막에 앤과 폴이 몸싸움을 하는 것도 스릴 있고 재밌었다.

원작을 못 봐서 모르지만, 앤의 'N이 처지지 않는 저렴한 타자기' 설정이 진짜 미쳤다고 생각했다.

별개로 음향은 진짜 별로였다. 배우들 대사 음향은 멀리서 들리는 것처럼 너무 울렸고, 버스터의 음향은 지지직거리는 잡음도 나고 어디에 막힌 듯한 소리도 자꾸 났다.

커튼콜 때 김상중 씨가 아재개그도 하고(이해가 잘 됐냐ㅡ이 해는 이제 마지막(12/31 공연임), 그리고 이제는 모바일 시대라면서  라는 일들이 뤄지길 바란다) 말을 많이 하고 재밌었다.

그리고 김상중 씨가 어쩌다 보니 매년 미저리를 하고 있다고. 힘들어서 안 해야지 하다가도 계속하고 있다고 그랬다. 올해도 한다면 하실 듯.

I'm your No.1 fan...

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