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안 탄 여행

서울식물원

포포트 2020. 1. 2. 00:38

이 글은 서울식물원 방문기로, '소비러'와 '비행기 안 탄 여행기' 중 어떤 카테고리로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에 여행기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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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첫 실수: 블로그 글을 저장 안 해서 날려버림.

아... 실수로 뒤로 가기를 눌러버려서.... 쓴 게 다 날아갔다...

하....

임시저장 불러오기도 제대로 안 되고.. 애초에 저 기능에 의존해선 안됐다....

....

믿을 건 나뿐... 저장을 습관으로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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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여름이 끝나가는 9월의 어느 날, 식물러인 윤슬이(가명, 게임 캐릭터 이름)와 서울식물원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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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마곡에서 살다가 이사 가니까 완공돼서 개인적으로 황당했다. 어떻게 타이밍이 이렇게까지 안 맞다니. 개장했을 때는 사람이 몰릴까 봐, 여름에는 온실이 더울까 봐 미루다가 갔다.

윤슬이랑은 마곡나루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신기하게도, 공덕역 같은 열차칸에서 만났다. ㅋㅋㅋ

같이 마곡나루역에 도착한 우리는

넓은 열린 숲을 걸어서 입장권을 사고

 

​이 주제원 건물에 도착했다.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이 건물에는 한눈에 봐도 알겠지만 이 건물에는 온실이 있다.

 

​들어가기 전에 본 파스텔 톤의 하늘거리는 이 멋진 꽃은 글라디올러스다.

식물원에는 식물명을 알 수 있어서 좋지만

이외에 이름을 모를 때에는 식물 검색 앱이나 네이버 스마트 렌즈, 구글 이미지 검색 등에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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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관련 없는 얘기지만 <포켓몬스터 문>을 하고

얼마 전에 <포켓몬스터 소드> 스토리를 깬 터라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포켓몬스터 썬 문>의 글라디오는 '글라디올러스' 꽃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등장인물 이름들을 식물 이름에서 따오는 건 알고는 있었지만

우연히 찾은 꽃 이름이 익숙했더라니. 너였구나, 글라디오야... 

포켓몬스터 썬 문: https://pokemonkorea.co.kr/sun_moon/characters/14

 

sun moon

말수가 적은 스컬단의 용병「글라디오」 스컬단에 용병으로서 조력하고 있는 소년. 포켓몬 배틀에서 강해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수수께끼의 포켓몬 타입:널을 파트너로 데리고 있다.

pokemon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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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관련 있는 얘기인데,

건물 정보가 궁금해져서 찾아보니까 서울식물원은 '2019년 서울특별시 건축상' 우수상 일반부문을 수상했다고 한다.

자세한 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시길.

http://blog.seoul.go.kr/221637648090

 

서울에 이런 건축물이? ‘서울특별시 건축상’ 수상한 건축물 11개를 만나보자!

​서울에 이런 건축물이?​서울시에서는 건축의 공공적 가치를 구현해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킨 우수 건축물...

b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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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원 입구로 가는 길에 거대한 민들레 조형을 봤다.

원근감 때문이 아니라 정말 컸다.

수련 '퍼플 조이'

​온실 입구로 들어와서 가장 먼저 눈에 꽂힌 건 이 수련이었다.

색도 색인데 활짝 핀 게 너무 예뻤다.

 

식물이 많아서 행복해진 나머지 식물들과 사진도 찍었다.

사진을 찍는 잠깐 동안...

너무 많은 끼어들기와 갑자기 튀어나오기 등의 관람객들의 매너 없는 행동들을 잔뜩 봤다.

이때였을까요... 제가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관광지들을 피했던 이유가 떠올랐던 건.....​

 

​인간은 됐고 식물을 보자...

천장에도 식물이 가득했다.

​오른쪽 사진의 박쥐란이 갖고 싶었다.

 

​서울식물원 온실을 둘러보고 특이했던 것은 어디를 가도 야자나무가 있다는 것과

사진의 파파야, 카람볼라(스타후르츠) 외에도 망고, 망고스틴 등의 열대과일나무 구역이 있던 거였다.

 

​온실 속의 온실이 귀여워서 찍었다.

갑자기 나온 선인장들로 보아하니 ​아마도 열대관을 지나 지중해관으로 온 것 같다.

사진 오른쪽 아래의 둥글게 생긴 '금호선인장'을 좋아해서 찍었다. 그런데 우연히도 건너편에서 내 쪽을 찍던 사람과 서로를 찍었다. 어째 사진은 금호선인장보다 저분이 주인공이 돼버린 것 같지만 좋아하는 사진이다.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은 사람 얼굴을 가리는데 우연히도 핸드폰으로 얼굴을 가려줘서 괜찮은 것 같다,?

온실 천장은 이렇게 생겼다.

이외에도 중간중간 DDP와 롯데월드 그 사이의 기시감이 느껴졌다.​

​전시 중간중간 있던 다양한 테마의 전시였다.

왼쪽은 오렌지 나무, 오른쪽은 정원사의 방. 두 테마 모두 주황색으로 가득해서 귀엽다.

아마 주변에 어린 왕자에 등장했던 바오밥나무​가 나무가 있어, 어린 왕자 테마로 꾸민 온실 속 온실.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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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을 다 둘러봤다고 생각했을 때쯤 건물 가운데에서 스카이워크로 가는 길을 찾았고

 

​이렇게 올라왔다.

​조금 높은 곳에서 온실을 복습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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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말 온실을 나와서

​기프트샵으로 왔다.

사진 왼쪽 아래의 이름표가 없는 넙적한 선인장은 로드킬 선인장(...)이라고 윤슬이가 알려줬다. 아니... 로드킬이라니.... 어디의 누가 지은 지 모르겠지만 너무 잔인한 이름 아닙니까....

사진 오른쪽 위 벽에 붙어있는 작은 다육이들이 너무 귀여워서 지를 뻔했다. 

 

4층 카페테리아에서 카페라떼랑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잠깐 쉬었다.
​맛은 별로였지만.

 

체력을 회복한 후에 바로 찾은 곳은! 씨앗도서관이었다!

온실 다음으로 우리가 가장 기대했던 곳으로,

​책처럼 씨앗을 대출받아 재배한 후, 수확한 씨앗을 기간 및 수량에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반납하는 건데

우리가 간 날은 대출을 할 수 없었다..... ㅠㅠ

 

씨앗 대출은 공휴일이 아닌 화요일에서 금요일만 가능하다...

우리가 갔을 때는 배추와 같은 작물 위주의 씨앗을 대출해주던데, 때에 따라서 씨앗 종류가 바뀌는 건지는 모르겠다.

 

자세한 정보는 이곳으로.

씨앗도서관: http://botanicpark.seoul.go.kr/front/use/seedlibrary.do

 

씨앗도서관 < 서울식물원

반납 - 씨앗 반납은 의무사항이 아님 - 추가적인 씨앗 대출을 위해 번식, 채종, 고사 등 기록(사진)이 필요함 - 반납 실적에 따라 향후 대출씨앗 종류와 수량이 변동됨 - 대출씨앗으로 반납이 불가능한 경우 다른 종류의 씨앗으로 반납 가능

botanicpark.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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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도 대출받지 못하고 주제원 건물을 나왔다가

 

​들어왔다가

 

​다시 나왔다.

정말 이게 왜 있는지 모르겠지만 귀여워서 곰 친구들을 찍다가

지도를 보니까 습지원이라는 데가 있다고 해서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본 수평선이 좋아서 파노라마로 찍고

​습지원으로 가는데 여름이 끝나는 터라 애매하게 볼 게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내렸다.

한, 두 방울 오던 게 쏟아져서 남방과 손수건으로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런 본인들이 웃기다고 웃는 중.

주제원에서 잠깐 비를 피하다가 들어온 건물은 식물연구소였고

조용하고 엄숙한 과학적인() 분위기에 덩달아 조용히 보고 나왔다.

 

비는 그칠 줄을 몰랐고

우산을 살만한 곳은 마땅히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마냥 비를 피하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잠잠해졌다 싶으면 가고 심해지면 비를 피하면서 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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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막상 역에 가까워지니까 비가 그치고 해가 떴다...​

그 황당한 상황에 빅토리아 수련 위에 올려져 있던 러버덕이 귀여워서 사진을 찍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