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2021. 5. 8. 17:40소비러/오프라인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정동극장
210131
: 정영주, 황석정, 한지연, 최유하, 황한나, 김환희, 전성민, 오소연, 이진경, 이상아

초연부터 보고 싶었지만 표를 못 구해서 못 봤다가 이번엔 용케 취소표를 구해서 갔다.
근데 이외에 네이버 후원 라이브도 했고 지금은 공연 실황을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기까지 하니까 놓친 분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하늘 아래 같은 공연은 없고 놓친 공연은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까.

기다리던 공연 날이 됐고 공연장은 사진의 오른쪽 아래 계단으로 내려가야 한다.

이 날의 캐스팅은 이러했다.
현재 영화로도 상영중이니까 줄거리 스포일러는 최대한 빼고 감상 위주로 적어보려는데 그래도 간단한 줄거리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뉴스 기사를 옮겨본다.
-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시인 겸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이 원작이다. 마이클 존 라키우사가 대본·작사·음악을 맡아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

2018년 국내 초연 당시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인기를 누렸다. 특히 여성 배우 10명만 무대에 올라 크게 주목 받았다.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소극장 뮤지컬상', '여우주연상'(정영주 배우), '여자 신인상'(김환희 배우), '음악상'(김성수 음악감독) 등 4관왕을 차지했다.

1930년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농가가 배경이다. 베르나르다 알바의 남편 안토니오의 갑작스런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상을 치르고 집에 돌아온 알바는 남편의 8년상을 치르는 동안 그녀의 다섯 딸들에게 극도로 절제된 삶을 강요한다.

외부와의 교류까지 막아가며 권위적이고 강압적으로 통솔하는 여성 가장 베르나르다 알바. 그 집 안에서 그녀와 가족들은 각자 움트는 본능과 깨어나는 욕망의 감정들에 의해 시기와 질투에 휩싸인 이들이 끝내 파국으로 치닫는다.
|
초연을 주름 잡은 정영주가 출연과 함께 프로듀서 역할을 맡아 무대 안팎을 책임진다. 정영주는 "'베르나르다 알바'는 처절하게 극적이고 슬프게 관능적인 작품"이라면서 "10명의 여자 배우들만 출연하는 공연으로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흔치 않은 시도를 하고 있다. 10명의 여자 배우를 모으는 건 어렵지 않지만, 10명의 여자 배우만 나오는 공연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의무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3&aid=0010217702

'10명 여성배우만'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3년 만에 재연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여성배우만 출연하는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가 3년 만에 재연한다. 정동극장(대표이사 김희철)이 2021년 첫 기획 공연으로 내년 1월22일부터 3월14일까지 브이컴퍼니

news.naver.com

-

1층 B열 92번

내 좌석은 가운데 맨 뒤였는데 좋았다. 좌석이 뒤로 갈수록 올라가는 형태라 시야에 아무것도 가리지 않고 무대를 내려다봤다. 무대 가까이서 배우들을 봤으면 더 좋았겠지만 공연장이 너무 크지 않아서 맨뒤여도 어떤 표정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

베르나르다가 어둠 속에서 문을 열고 들어와선 문을 닫고 나가 공연장이 어두워지는.... 모든 게 너무 좋았다. 딱 보고 나와서 든 생각은 '와 진짜 개 오졌다.'였다. 내가 진짜 이 극을 봤다니 영광이었을 정도였다. 이 공연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건 베르나르다의 극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등장과 퇴장, 배우들이 발을 구르고 손뼉을 치고 손으로 내던 소리, 막델레나의 독무와 넘버, 극의 끝.

"30년 동안 네 빨래를 했어"라고 말을 시작한 폰시아의 서사와 넘버도 인상적이었다. 생존하기 위해 이 집에서 하녀로 살았지만 베르나르다가 그의 출신을 들먹이면서 충고를 듣지 않았다.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에 있지만 속하지 않은 그는 어쩌면 관객처럼 모든 것을 지켜보기 위해 파멸을 기다렸다고 생각한다.

또 그 배경에서 여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여성이었지만 가부장제와 여성 혐오 그 자체였다. 그건 그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방식이었다. 안토니오가 죽자 여자만 남은 집에서 그가 말 그대로 가부장이 되자 명령한 건 극도로 절제된 삶이었다. 잊을 수 없는 대사 중 하나인 "암말은 가두고 수말을 풀어놔.", "꼭 사람 같네요"가 딱 그걸 설명할 수 있다. 안토니오를 가장 많이 닮았다던 막달레나도 여성이 아니었다면 안토니오처럼 살았겠지.

덕수궁 쪽 작은 길로 돌아갔다. 포켓몬 고 하러 간 거였는데 어쩌다 보니 악명 높은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다.

+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네이버 후원 라이브
210317
: 정영주, 황석정, 한지연, 김려원, 황한나, 김환희, 김국희, 오소연, 이진경, 이상아

네이버 후원 라이브로 또 봤다. 캐스팅이 공교롭게도 마르띠리오 배우만 다르고 전부 같았지만 역시 좋았다. 현장에서도 보고 집에서도 보니까 확실히 알겠는 게, 정말 당연하지만 공연장에서 봐야 한다. 진짜 압도된다.... 영화관에서까지는 못 봤지만 안 보는 건 보다는 꼭 봐야 할 멋진 극이다.

'소비러 > 오프라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위키드 1차, 2차  (2) 2021.06.12
연극 아마데우스  (0) 2021.05.30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0) 2021.04.07
새 보물 납시었네  (0) 2021.03.20
김보희 초대전 <TOWARDS>  (0) 2020.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