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마이어 사진전, 안드레아스 거스키 사진전

2022. 11. 14. 09:00소비러/오프라인

비비안 마이어 사진전은 사진 촬영이 안 되다 보니 사진이 몇 장 안돼서 이왕 8월에 같이 봤던 안드레아스 거스키 사진전 관람기도 같이 올린다.

 

-

 

비비안 마이어 사진전

220814

그라운드시소 성수

비비안 마이어는 이미 알고 있었고 좋아한 작가였다.

취미라기엔 너무 많은 사진을 찍고 남겼던 무명의 사진작가인 비비안 마이어를 찾는 다큐멘터리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도 있다. 그는 프랑스 태생으로 미국으로 이민을 와 유모를 하며 살면서 사진을 찍었다. 거울 등으로 자신을 찍는 사진들이 주로 유명하며 사진 하나하나가 재밌다.

...와는 별개로 전시는 솔직히 볼 게 없었다. 얼리버드로 본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검색해보니 '11/27(일)'까지로 연장됐다.

포토존 3, 4곳 정도 있고 촬영은 안 된다.

이건 전시 공간 외에 있던 포토존 중 하나인데, 절묘하게 든 풍선이 아기의 아버지 얼굴을 가려서 재밌다.

+

그가 쓰던 카메라는 일반적인 사람의 시선 아래에 있어서 로우 앵글로 찍혔다. 그는 카메라로 초점을 잡고 피사체와 눈을 마주치고 찍었을 거라고 한다.

내가 좋아했던 사진 3개는 역시 기념품 가게에서는 팔지 않았다. 좋아했던 사진은 메모로만 남겼다.

1) 장소미상, 1961-6-25: 역 같은 곳, 뚫린 창에서 조명 같은 많은 빛이 쏟아진다. 제복을 입은 하얀 옷의 사람들이 유령처럼 흔들리고 그중 둘은 이쪽을 보고 있다.

2) 뉴욕, 1945: 그림자도 물체도 온통 검게 보이는 역광의 아래층. 낮의 그림자들이 도시를 걷고 있다.

3) 시카고, 1963: 공원에서 턱을 괴고 자고 있는 대머리 백인 아저씨. 안경도 쓰고 배가 나왔다. 코어가 대단해서 옆으로 기댄 것도 아니고 누운 것도 아닌 자세. 이 사람을 ㅋㅋㅋㅋ 작가가 다양한 각도로 여러 장을 찍어댔는데 그동안 안 깨고 잘 자고 있다. 그리고 다른 사진에서는 또 다른 사람들이 다른 장소에서 바닥에 누운 채로 덩그러니 있다.

+

전시 내용은 실망스러웠지만 좋아하는 작가의 전시여서 별로라는 평을 들었어도 갔을 것 같다.

 

 

-

 

안드레아스 거스키 사진전

220820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

안드레아스 거스키 사진전은 좋다고 많이 들었다. 그런데 예매를 하려면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해야 해서 미뤘었다. 그러다 어떻게 보게 되었냐면, <놉>을 용아맥으로 보러 갔다가 밥 먹고 카페에서 쉬다가 생각나서 갔다. 또 마침 공석이 있었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처음 가본 거라 건물도 구경했다. 크고 넓고 깨끗하다. 오설록티하우스도 있어서 들어가 봤는데 만석이어서 이번엔 패스... 다음에는 애프터눈 티를 예약해야지.

전시관은 지하에 있다.

짐부터 맡기고 화장실에 들렀는데 화장품 회사다보니... 화장실에 디퓨저, 물비누도 향이 좋았다.

벨리츠, 2007

왠 검은 선이 있나 싶었는데 가까이서 보면 사람들이 아스파라거스 밭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게 재밌었다. 

바레인 Ⅰ, 2005

이 작품도 선들이 자유분방해서 재밌었다. 그런데 정말 이런 사진들을 찍으려고 헬리콥터 띄운 게 너무 부럽다고 자꾸 생각했다.

시카고 선물거래소 Ⅲ, 2009

도박장인가 뭔가 싶었는데 선물거래소였다. 저 선물거래소는 대체 건물 높이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보기만 해도 피곤한데 작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사진을 찍는 에너지란.

유타, 2017

제일 좋아한 작품 중에 하나였다. 나 또한 이런 사진을 많이 찍고 좋아해서 오래 봤다.

평양 Ⅶ, 2017(2007)

바닥의 점들은 물론이고 멀리 있는 벽의 붉고 하얀 점들도... 전부 사람이다. 남한 사람들은 아마도 더는 볼 수 없는 공연일 것. 너무 놀라운 것은 너무 놀라워서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스트레이프, 2022

굉장히 세밀한 펜으로 그린 것 같은 그림 같았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스키 코스란 말에 정말 위험해 보였다... 저길 어떻게 내려가냐...

나트랑, 2004

어촌에서 그물 작업을 하는 줄 알았는데 이케아의 가구를 만드는 모습이었다. 내가 이케아에서 들었던 라탄, 대나무 소재의 물건들이 막연히 기계로 만들었을 줄 았았는데 이렇게 만들어졌나 싶었다.

F1 피트 스톱 Ⅰ, 2007

이 사진은 진작 봤었다. 어디서 봤는지는 모르지만 그때도 지금도 에너지가 대단했다. 관람하던 사람들도 자세히 가서 봤는데 동양인이 많았다. 경기를 동양에서 했던 걸까, 아니면 두 팀 중에 하나가 동양 국가 팀이었을까.

라인강 Ⅲ, 2018

나는 수평선을 좋아하는 걸까. 이 사진도 사람들이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

남극, 2010

이것도 헬리콥터 띄워서 찍은 건 줄 알았다. 고해상도 사진을 조합해서 만들었는 줄은. 칠판에 흰 분필로 그린 눈 섬 같다. 분필을 문지른 것 같은 것은 눈보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