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26

2019. 7. 26. 11:07일상


입원 10일 차

교수님이 아마도 다음 주에는 퇴원할 것 같다고 했다.

내 혹은 주먹만 했고 그 옆에 딸린 장기며 지방 같은 것까지 크기가 xr만 했다고... 해서 이 폰을 쓰는 마지막 날까지 크리피하게 기억할 것 같다.
교수가 나더러 험한 일 하는 사람이냐고 근육이 운동 선수 근육같아서 희귀한 케이스라고 했단다. 피도 많이 나서 개복하려다가 겨우 복강경으로 끝냈다고. 힘든 수술이었다고. 예... 교수님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살도 많이 쪘다고 빼라고 해서 네, 빼야죠.... 꼭 빼겠습니다. 주치의 교수님 말은 듣습니다.... 제가 잘못이죠...

수술 첫날(입원 2일 차)과 그 다음 날은 진짜 죽는 줄 알았다... 복강경이라고 해서 괜찮을 줄 알았더니 개복은 여기서 얼마나 더 아픈 거야.... 아파서 진통제 맞으면 마약 성분 들어있어서 헤롱대고 미식거라고 그거 싫어서 멈추면 졸라 아프고...
병문안 온다던 친구들도 말리고 쉬었다.

이모, 고모가 자꾸 방구 언제 나오냐고 5분에 1번씩 물었던 건, 수술 당일 교수님이 예상한 시기에 진짜 물로켓처럼 미친 듯이 나왔고 역시 졸라 아팠다.... 설사도 같이 죽을 것 같이 나와서 설사약 먹고 멈췄다.

링겔 바늘이며 상처며 등등의 이유로 어제(입원 9일 차)까지는 머리를 못감았었다. 진짜 나까지 만지기 싫을 정도로 더러워서 못참을 정도였는데 운 좋게도 갑자기 링겔을 빼고(바늘은 항생제 때문에 그대로 두고) 상처의 진물 주머니(?)도 잘라줬다. 와 진짜 이건 머리 감는 각이다! 해서 배에 이중으로 옷을 두르는 등 겨우 겨우 머리 감았다! 청결한 환경이 멘탈을 채워준다....

그 사이에 4명이 퇴원했고 1명도 오늘 퇴원한다고 한다. 이 사람도 가면 이 방은 노인들만 있을 것 같다(+걱정하는 가족들...). 난 졸라 나가서 운동만 하라는 신의 지시로밖에 안 보인다..... 병실에 있으면서 보니까 병문안은 쁘띠 명절 같다고밖에 생각이 안 든다. 왕래 없던 친척이 오고 존나 쓸데 없이 자꾸 사생활 묻는데 그게 당사자는 악의가 없이 물어보는 게 왜 나빠, 궁금한데< 인 거라 졸라 짜증난다.

잘린 진물 주머니 링겔선이 아프고 비도 오고 웬일로 병실이 조용해져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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