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8. 13:00ㆍ소비러/오프라인
이 포스트 역시 밀린 관람기다.
때는 2019년 미술 주간(2019 9/25~10/9)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 가고 싶었으나 일정이 꼬여서 못갔다.


대신 관람료를 50% 할인하는 리움미술관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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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사물함에 맡기고 디지털 가이드를 빌렸다. 카드로도 계산이 됐다.
먼저 museum1의 4층으로 올라가서 청자부터 봤다. 엘리베이터에 내리자마자 보인 건 어둡고 고급스러운 전시실이었다.


전시물에만 이렇게 멋진 조명이 비쳐서 정말 멋졌다.


마블 무늬로 된 합은 신기했고 합 안에 작은 합들이 있는 건 귀여웠다.



이 셋은 만화 <도자기>에서 봤던 거라 눈에 익었다. 실물로 보니까 더 좋았다.
어.. 가장 오른쪽 도자기도 있던 건지는 헷갈린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2931022?scode=032&OzSrank=10
도자기
『도자기, 마음을 담은 그릇』의 작가는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하는 학부생. 네이버 웹툰의 아마추어 코너인 에서 첫 선을 보인 이 작품은 이내 네이버에 정식 연재되었고, ‘도자기’라는 이제까지 다루어진 적 없는 소재로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매 회 잔잔한 일상의 에피소드로 도자기를 소개하는 이 작품은 이제껏 좀처럼 보...
www.yes24.com
이 책은 네이버 웹툰에서 완결된 것을 정발한 건데, 도자기에 관련된 정보와 도자기를 보고 느낀 상상을 그린 만화다. 네이버 웹툰에서도 볼 수 있다.

대나무 무늬를 그린 병이 신기하고 멋졌다. 당시에는 자연물로 도자기를 만드는 게 유행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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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층 더 내려와서 3층 분청사기 백자를 봤다.


왼쪽 사진처럼 달덩이 같은 백자들이 전시됐었는데 그 가운데에는 오른쪽 사진의 거대한 페레로 로쉐같은 이질적인 설치물이 있었다.
이수경의 달의 이면으로 도공들이 버린 자기들의 파편을 금박으로 붙였다. 또한 백자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 흑유 항아리들을 재조합해 역사의 이면을 재조명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백자 전시층에서 백자에게 외면된 작품을 전시한 게 대단했다.


그리고 museum1에서 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은 이런 전시물이 있었다. 천장에서 쏟아지는 햇빛과 흰 벽 때문에 정말 멋졌다. 다들 여기서 사진도 찍었다.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에서 같이 봤던 최정화 작가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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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층 더 내려와서 2층의 고서화를 봤다.


바로 눈에 들어온 건 황금빛의 한반도였다. 작은 사람 모형으로 만들었는데 집단 문화 속에서 익명화된 개인, 개인의 정체성과 국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서울에 사람이 미어터지다 보니 지역당 인구 밀집이면 더 충격적이었을 것 같았다... 한국 땅에 서울에만 50%의 인구가 산다는 걸 최근에 알아서 놀랐기 때문이다.... 나도 일자리 때문에 살고 있지만 서울 사람 너무 많다...

도자기들은 장인의 이름은커녕 겨우 지역만 알 수 있는 정도였는데 고서화로 오니까 작가명이 보이기 시작한 게 반가웠다. 화가들 가문이나 일화 얘기도 듣는 게 재밌었다.
어화로 유명한 조선진이 어진에 참여해서 군수가 됐고

이 그림을 그린 이명기는 정조의 어용까지 그린 대단한 사람이었는데 아버지와 장인까지 유명한 화가였다는 것 등..

이건 예찬이란 중국원말사대가의 일화를 그린 그림인데, 그는 결벽증이라 매일 하인을 시켜서 오동나무를 닦게 했다고 한다. 예찬이 너무 개새끼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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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층 불교미술, 금속공예에 왔다.

문득 디지털 가이드가 어떻게 됐는지 보여주려고 찍었다.
리움이 삼성미술관이다 보니 삼성에서 갤럭시폰같이 디지털 가이드를 만들었다. 센서가 있어서 그 작품 설명을 볼 수 있고 작품 이미지를 눌러보면 확대, 회전시켜서 볼 수 있다. 센서는 약간 부실하지만 잘 만들었다.

그리고 뜬금없이 나온 말코베티의 작품..
마침 부모님을 모셔온 것 같은 관객이 "아니 이게 왜 아무런 것(유리관, 줄)도 없이 그냥 전시돼 있는 거야? 아까는 마크 로스코 그림이(4층 청자관에 있었다) 그냥 있더니 어떻게 된 거야?"라고 감동하며 말했다.
그냥 지나가다가 괜히 저 말을 들으니까 다시 보고 갔다.

역시나 너무 멋진 조명으로 전시됐다.

아니, 이게 리움에 있었다니....
제정일치 사회인 청동기 시대의 청동기 방울....!
다른 전시물보다도 이건 동창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소식 없더니, 너 잘 살고 있구나! 같은...
하지만 이 오래된 친구가 나보다 더 오래 남겠지. 잘 지내십쇼.


역시 반가운 친구들을 또 봤다.
위의 청동 방울도 귀여웠지만 저 말장식 뿔잔은 진짜 귀여웠다. 저렇게 만들어 놓고 실제로 썼을 거 생각하니까 너무 귀여웠다.


museum1에서 나오려니까 갑자기 나온 멋진 조형 앞에서 사진을 찍고 나왔다.
앞에 거울이 있다.

대충 보려던 게 진심이 돼서 또 열심히 보고 나오니까 힘들었다.
1관에서 2관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카페라테 하나 마시고 쉬었다.


2관으로 가는 길에 천장을 보니까 1관에서 봤던 전시물이 보였다.
건물이 이렇게 생겨먹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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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um2로 왔다. 역시 꼭대기로 올라가서 내려오면서 봤다. 그냥 좋았던 걸 찍었다.


천경자의 그림인 줄 몰랐다.
그런데 특이했던 게 그림의 뱀이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허물을 벗고 승화하는 존재로서의 의미로 쓰였다.

와.. 이건 리움미술관 소장품에서 검색이 안돼서 작품명 찾는데 고생했다.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찾았다.
http://www.leeum.org/html/collection/main.asp
소장품 | 삼성미술관 Leeum
www.leeum.org
참고로 리움미술관 소장품 검색은 여기서 하면 된다.

벽지나 자작나무를 뜯어낸 것 같은 느낌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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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으로 내려왔다.


빨간 바지를 입은 외국인이 무릎을 꿇고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어서 부담감에 일단 피해줬다가 봤다.
얼음덩어리 같아서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이건 움직이면서 열심히 봤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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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으로 내려왔다.

이 오리엔탈리즘 작품이 뭔고 하니,
명청시대에 유럽인들이 선호했던 장식용 도자기를 비누로 만들었다. 사실 이런 양식은 중국에서 실제로 사용되기보다는 유럽인들의 취향에 맞춰서 변형됐다고 한다. 작가는 이런 이질적 문화 차이와 번역 문제를 지적했다고 한다.

이것도 리움미술관 소장품에서 검색이 안돼서 구글 검색했다.
현대미술관에 없으면 아쉬운 백남준... 정작 백남준 미술관에는 작품이 몇 개 없지....

제목이 '가스라이팅'이라고 생각했다....
분명 그림인데 촛불이 은은하게 타는 영상처럼 느껴졌다.

역시나 유명한 데미안 허스트가 당연히 있었다.
의학과 약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에도 언젠가는 죽으니 두려워할 것 없다는 내용이라고.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같이 아름답지만 죽은 나비로 만들었다. 정말 여럿 생물의 시체를 쓰는 사람이다 싶었다.


한쪽 구석에 있는 방문에 사람들이 몰리기에 사람이 빠진 다음에 들어갔다.
통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넓었다. LED 조명과 거울들로 만든 밝은 심연이었다.
너무 지치니까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까지는 안 보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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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피곤했지만 이왕 이 동네에 온 거, 이태원역까지 걸어갔다. 가는 길에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를 봤는데 현대카드를 마침 안 들고 와서 패스했다. 다음엔 잊지 말고 챙겨와서 구경해보고 싶다.
이태원까지 온 건 터키 디저트를 전문으로 파는 가게가 있다고 해서 갔다. 케라반 베이커리는 역앞 대로변에 있어서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바크라바가 궁금했지만 처음 먹는 거라 가장 적게 들어있는 걸로 사먹어 봤는데 식감은 다르지만 무척 단 똑같은 시럽에 푹 담갔다가 꺼낸 느낌이다. 왼쪽 아래에 있는 초코맛이 의외로 덜 달고 가장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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