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오리지널 전시: 영원이 된 기억

2020. 7. 19. 21:01소비러/오프라인

KT&G 상상마당 홍대 라운지(3층)

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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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패딩을 입었던 3월의 저녁, 퇴근하고 회사 언니 졔언니와 회사 친구 굥이랑 갔었다. 전시 마감이 8:30까지여서 후다닥 갔는데 다행히 제 시간에 도착했고 전시물은 적어서 다 볼 수 있었다.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 영화에서 배우들이 입었던 드레스 2벌과 영화에 나왔던 초상화 원본을 전시하고 관련 굿즈를 판대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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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만 해당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전시실은 딱 이 2배로 작았다. 하지만 실제 의상과 초상화라니! 당연히 보러 갈만 했다!

 

마리안느가 엘로이즈에게 정체를 숨긴 채 정략결혼에서 상품으로 팔려가는 기존의 공식으로 그렸던 초상화였다. 위의 대사는 사실을 알게 된 엘로이즈가 마리안느에게 한 말이었다.

그 말에 마리안느는 복잡한 마음과 수치심을 느끼고 이 그림을 지우고 백작 부인에게 다시 그림을 그리겠다고 한다.

 

이 그림은 두 사람의 유대와 연대, 사랑이 깊어지고 헤어지기 전에 완성한 새 초상이다. 환하게 웃었던 첫 번째 그림과는 다르게 웃지 않았음에도 이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들은 엘로이즈처럼 이 그림을 더 좋아할 거다. 흑흑...

 

좋은 건 크게 또 봐야 한다...

 

이 그림은 시간이 지나, 마리안느가 에우리디케 이야기를 다룬 그림을 전시회에 참여했을 때 마주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엘로이즈의 초상이다. 마리안느와 엘로이즈의 임신중절 그림을 그렸을 때처럼 화가와 모델의 관계가 일방적이지 않았듯, 엘로이즈는 화가에게 이 포즈를 요구해 그림을 완성시켰을 것이다.

 설마했던 페이지 수는 28페이지였다. 따흑,,,,

 

전시회의 팸플릿의 옆에는 마리안느가 그린 잠이 든 엘로이즈다. 잠에서 깬 엘로이즈는 이 그림을 보고 자신도 당신을 기억할 수 있게끔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다. 그렇게 그린 마리안느의 자화상은 잊을 수 없는 그 28페이지에 있다. 흑흑,,,

 

원화를 봤으면 더 좋았겠지만 인쇄된 포스터였다.

영화 제목 그대로인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다. 밤의 축제 중에 엘로이즈의 드레스에 불이 붙은 것을 그렸다. 액자식 구조에서 마리안느의 제자가 보고 있던 그림이다. 그림의 빛은 구름 사이의 달과 여성의 긴 드레스 자락에 붙은 불이다. 옷에 불이 붙어 뜨거울 텐데 그는 뜨겁지 않은지, 불을 보지 못했는지 초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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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션에도 나와있지만 이 영화에서 나온 그림을 그렸던 작가는 엘렌 델마르라는 프랑스의 여성이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단순히 영화에 재현하는 것으로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그 특유의 화풍이 영화에 담겼으면 했고 델메르의 손도 일부러 출연시켰다고 한다.

(김소미 기자,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 셀린 시아마 감독 - 끝까지 전부 불타오르라)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94722

 

엘렌 델메르의 더 많은 작품을 볼 수 있는 작가의 인스타그램 주소도 참고로 첨부했다.

https://www.instagram.com/helenedelmaire/?hl=ko

 

Hélène Delmaire(@helenedelmaire)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팔로워 75.1천명, 팔로잉 318명, 게시물 455개 - Hélène Delmaire(@helenedelmaire)님의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보기

www.instagr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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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도 있었다. 사진에는 가늠이 안 되지만 나는 저 옆에도 서서 두 배우를 실제를 가늠해봤는데 정말 키가 크고 많이 말랐다. 옷도 너무 작은데 코르셋까지 정말 답답해 보였다.

 

펭귄 피규어 버전 불초상ㅋㅋ 귀여웠다.

 

영화에서 잊을 수 없는 이 장면의 시나리오가 전시됐었다. 흑흑,,,,,,,

 

포토존도 있었다.

 

최고! 최고!

굿즈는 관련 엽서, 포스터들이 있었는데 나는 이 엘로이즈 렌티큘러 엽서를 샀다. 특정일에 관람했을 때만 증정된 거였는데 굥이 알려줘서 알았다. 정말 갖고 싶었는데 이 전시회에서 판대서 이번엔 늦지 않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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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다 보고 라뚜셩뜨에 갔는데 코로나 때문인가 일찍 문을 닫아서 못 갔다...

 

아쉽지만 밥부터 먹으러 돌아다니다가 또 보겠지 떡볶이집에 갔다.

버터 갈릭 감자튀김, 기본 떡볶이 3인분에 소시지를 추가했다. 괜찮았다. 이 집은 떡볶이만 먹을 게 아니라 저 감튀도 꼭 먹어야 할 것 같다.

 

한국인의 마무리는 역시 볶음밥이지

날치알 볶음밥 2인분에 치즈 추가했다. 배부른데 숟가락을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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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뚜셩뜨에서 실패했지만 홍대까지 왔는데 디저트를 안 사고 돌아갈 수 없어서 피오니도 갔는데 쇼트 케이크가 없어서 또 실패했다.

겨우겨우 타르틴 베이커리에서 아몬드 크루아상, 월넛아몬드티케이크를 사 왔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김딜레이랑 나눠 먹었다(김딜레이네 더부살이했던 때였다). 다음날에 먹어도 맛있었다. 이 집은 크로와상이 맛있다더니 정말 맛있었고 아몬드 케이크는 촉촉하고 고소했다. 크루아상은 또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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