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1. 22:29ㆍ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1. 유심이 안됐지만 일단 오비히로에 갔다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2. 오비히로 디저트 산책과 골목대장들(+기차에서 보는 바다)
2일 차
AM 7:00 기상 ~ 8:40 짐 맡기고 체크아웃 ~ 8:50 (오비히로~구시로) 지정석 예매 ~ 디저트 쇼핑 ~ 8:57 크랜베리샵(스위트 포테이토) ~ 9:10 류게츠(바움쿠헨, 카시와모찌) ~ 9:25 롯카테이 본점(마스킹 테이프2, 사쿠사쿠파이, 마르세이아이스샌즈, 유키콘치즈) ~ 9:50 중앙공원 ~ 11:05 맡긴 짐 찾음 ~ 11:40 오비히로역 ~ 기차에서 바다 구경 ~ PM 1:20 구시로역 ~ 1:30 Hotel PALUDE 체크인 못하고 짐 맡김 ~ 1:35 Sea Dog ~ 2:14 구시로역 ~ 2:30 구시로시쓰겐역(구시로습원국립공원역) ~ 2:59 전망대(1차) ~ 3:40 호소오카 여행자 라운지(細岡ビジターズラウンジ)~ 4:30 나옴 ~ 5:00 구시로시쓰겐역 역사~ 5:40 전망대(2차) ~ 6:26 기차 탐 ㅠㅠ ~ 6:50 구시로역 ㅠㅠㅠ~ 7:00 Hotel PALUDE 체크인 ~ 7:35 구시로역 가서 다음날 (구시로~삿포로) 지정석 예매 ~ 7:45 Tenba 天馬 (소혀, 징기스칸2, 생굴, 콜라) ~ 숙소 ~ 11:11 킹프리 샤이닝 세븐 스타즈(샤세스) 4 예매
구시로역에 도착했다.
체크인 시간은 안됐지만 일단 짐을 맡기러 갔다. 얼리 체크인을 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안 된대서 짐만 맡기고 나왔다.
짐도 맡겼겠다, 이제 구시로 습원 국립공원 가는 기차를 타러 다시 구시로역으로 갈 건데 하루종일 먹은 거라곤 단 것뿐이어서 똠얌꿍 같은 매운 음식을 기대하며 골목으로 갔다.
그러다가 전날부터 계속 보였던 풀이 보여서 잠깐 찍고.
갑자기 보인 귀여운 물개 그림에 홀렸다. 이 집이 정확히 무슨 메뉴를 팔 지는 모르겠지만 밥 식(食)이 있으니까 식당이려니 싶었다. 그런데 영업은 하는 거겠지?라고 생각하며 들어갔다.
가게는 작고 아늑했다. 오비히로의 인디언커리처럼 주방이 달린 바와 테이블이 몇 개 있었다. 바 좌석에는 동네 주민인 것 같은 여성 손님 한 분이 있었다. 나는 그 옆으로 자리 두 개 정도 떨어져서 앉았다.
내 위장은 똠얌꿍을 원했지만... 메뉴를 보니까 얼큰한 국물 같은 건 안 보이고 오므라이스, 파스타 같은 것을 팔았다. 이대로 나가서 다른 식당을 찾을 에너지는 없으니까 여기서 먹어야 했다. 그런데 당장 먹고 싶은 건 없으니까 경험상 일본에서 계란 요리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기 때문에 오므라이스를 주문했다.
음식을 기다리면서 민망하지만 가게 사진을 좀 찍고 티비를 봤다. 맨홀 뚜껑에 판다가 있다는 동네 얘기가 나왔다. 나는 티비를 보고 있는데 손님이랑 간단한 대화를 나누시던 사장님이 나한테 어디서 왔냐고 말을 걸었다.
나는 어... 짱구를 굴리면서 오늘 아침에 오비히로에서 오긴 했는데.... 일단은 한국에서 왔으니까.... 한국에서 왔다고 했다. 사장님이랑 손님 둘 다 예상하지 못한 답변을 들었는지 놀란 눈치였다.
....그렇게 급 토크쇼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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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어린이날이랑 공휴일이 모여 있어서 휴가 좀 써서 길게 왔다, 이런 얘기를 하다가 날씨 안 춥냐고 해서 추운 거 좋아해서 괜찮다고 했다.
혼자 여행하는 게 대단하다는 칭찬을 듣다가, 지금이 현지인에게 물어볼 기회라고 생각하고! 2일 동안 계속 봤지만 알지 못하는 이 식물이 뭐냐고 물어봤다(지금 생각하면 구글 이미지로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 건데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른다).
사장님과 손님은 '후키노토'라고 알려줬다. 이 말도 바로 못알아들어서 몇 번 물어서 확인했다. 더 키운 다음에 무쳐서 먹는 뎄나... 들었지만 못알아들었다. 그리고 이 후키노토ㅡ는 6일 차 여행 때 카무이 미사키에서 일행이었던 분에게 '머위꽃대'라고 알게 된다... 머위만 알았지 머위꽃까지는 몰랐지요ㅋㅋ
맑은 수프가 나오고(사진은 없다) 오므라이스가 나왔다.
내가 상상하던 촉촉하고 세련된 모습은 아니라 소박하고 익숙한 모양이었다. 생긴 것뿐만 아니라 맛도 케첩맛이어서 익숙했다.
사장님한테 허락을 구하고 찍은 사진이다.
이번 홋카이도 여행에서 찍었던 사진들 중에 손에 꼽히게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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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봤다고 하셔서 어떤 거 봤냐고 물어보니까 역시 한류의 기초, 후유키노 소나타(겨울연가)라고 했다.
손님분이 담배를 피우면서(일본은 흡연 가능한 가게가 많으며 그리고 어쩐지 나한테도 재떨이를 건네주긴 했다) 자기는 권상우씨를 좋아했다면서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물었다.
어........
왜.....?
저에게?
권상우요?
구시로에서요?
....당황스러웠지만
겨우 정신줄 잡고.... “결혼하고 아기 낳았을걸요?”라고 말해 주자(배우는 지극히 아는 게 없어 내가 아는 건 여기까지였다.),
손님은 그가 행복하면 됐다고 했는데 뭔가... 자신의 과거 최애의 행복을 바라는 게 멋있었다....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기를 적는 지금 시점에서 추측하건데.... 이 멋쟁이 손님은 천국의 계단의 송주오빠 시절이던 그를 사랑했던 게 아닐까? 사장님이 겨울연가를 얘기하니까 손님은 겨울연가에 나왔던 최지우님이 연상됐고, 한정서였던 최지우님과 천국의 계단과 잊고 있던 최애를 떠올리신 건 아닐까?
진실은 구시로에....)
이제 뭘 할 거냐고 물어서 구시로 습원 국립공원에 갈 거라고 하니까 그 넓은 곳을 등산? 할 거냐고 해서 ‘귀찮으니까(멘도쿠사이) 안 간다고’ 얼마 하지 못하는 일어로 말했는데 원어민에게는 단어 선택이 어색하고 이상했을 지도 모르겠다.
밥도 먹었고 기차 시간도 다 돼서 나왔다. 건강하라고 인사를 들었는데 너무 따뜻했다... 사장님과 손님 덕분에 따뜻한 식사했어요. 이 글은 못보시겠지만 두 분 다 건강하세요....
다시 돌아온 구시로역
역에 들어가기 전에 구시로와 구시로 습윤 공원 관련 안내문을 찍었다.
JR 홋카이도 패스를 보여주고
안으로 들어왔다.
구시로에서 구시로 습원 국립공원까지 가는 데는 보통 관광열차인 '노롯코 열차'를 예약해서 타고 가는데 나는 시즌이 아니어서 못탔다.
사진과 같은 2량 정도 연결된 작은 보통 열차를 타고 갔다.
마지막 칸으로 와서 떠나는 구시로역을 찍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여길 그리워 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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