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박 3일 타이베이 1일 차(단수이, 스린 야시장)

2019. 9. 21. 23:57비행기 탄 여행/2018년 4월 타이베이

대만 타이베이 여행을 다녀온 지 겨우 1년 5개월밖에 안됐다. 그런데 체감으로는 더 옛날인 것 같다. 올해 5월에 다녀온 홋카이도 여행기도 적어야 하지만 타이베이 여행기를 더 늦게 쓰다간 진짜 잊어버릴까 봐 일단 이것부터 적으려 한다. 글을 쓰려고 오랜만에 다시 보니까 내가 가긴 했던 것 같고ㅋㅋㅋ 이래서 여행일기를 써두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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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베이는 '비행기 안 탄 여행ㅡ춘천 여행기'에서 등장했던 김딜레이(가명)와 같이 2박 3일로 갔었다. 김딜레이랑은 (언젠가는 쓸) 17년 8월에 같이 도쿄, 12년에 내일로를 다닌 사이로.. 이때 여행지를 타이베이로 간 건 김딜레이가 일본 말고 다른 가까운 나라에 가고 싶대서 찾다가 정했다.

남들 다 간다는 예스진지도 가고 싶었지만 2박 3일 여행이라 패스했다. 언젠지 모르겠지만 다음 타이베이 여행 때 가면 되겠지. 잊고 있었는데 이때 김딜레이는 퇴사하고 간 여행이어서 나랑 타이베이에서 2박 3일 놀고 다른 친구랑 타이베이에 하루 더 있다가 3박 4일인가 가오슝으로 놀러 갔다. 그리고 out을... 가오슝에서 한 게 아니라 다시 타이베이에 와서 했다는데 비행기도 놓쳤다... 나중에 가오슝 어땠냐고 물어보니까 부산 같은데 바퀴벌레가 많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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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차

AM 8:00 김포공항 ~ 11:00 이륙 ~ PM 1:30 타이베이 송산공항 도착 ~ 1:50 ECFA Hotel - Wan Nian 짐 맡김 ~ 2:05 지하 푸드 코트에서 식사 ~ 3:03 단수이역 ~ 3:47 오징어 튀김 ~ 홍마오청, 진리대학교, ?? ~ 6:30 스린 야시장 ~ 8:18 체크인, 씻고 과일 먹음 ~ 9:30 삼미식당 포장 ~ 10:13 까르푸 꾸이린점 ~ 10:50 숙소 돌아옴

 

김포공항에서 비행기 기다리면서 찍었다.

타이베이 송산공항에 도착했다. 도심에 있는 작은 공항이라더니 정말 그랬다.

공항에 있는 편의점에서 이지카드를 사고 전철을 타고 숙소로 갔다.

갈아타다가 전철이 보이는 유리창에서 사진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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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사람들이 친절하다고 들었지만 대만 도착하자마자 모르는 할머니가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유아차를 끌고 온 보호자를 보고 바로 엘리베이터 위치를 알려주는 것을 봤다. 이렇게 바로 친절함을 목격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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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여차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맡기고 단수이로 갔다.

그전에

배고파서 숙소 건물(쇼핑센터다) 지하 푸드코트에서 돌아다니다가 밥을 먹었다. 고수 등 향신료를 못 먹는 딜레이의 코를 믿고 들어간 집이었는데 괜찮았다.

나는 토마토 달걀 볶음, 죽순 볶음, 양배추 절임, 닭다리 구이를 시키고 딜레이는 간장 카레인가 시켰는데 내 닭다리가 맛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찾아보니까 이런 덮밥은 광둥식 닭고기 덮밥이었다. 나는 대만에 와서 첫 식사를 홍콩식으로 했다.

의식의 흐름이지만 홍콩의 범죄인 인도 송환 법안이 더 피해가 없이... 취소가 돼서 시민들이 일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하... 진짜 동아시아 다 난리다 진짜....

여하튼 전철을 타고 단수이에 도착했다.

18년도 7월 제주도 여행을 같이 갔던 삼삼이가 이 직전에 대만을 갔었어서 들은 얘기 중에 단수이 가면 꼭 오징어 튀김을 먹으라고 한 게 생각나서 가장 먼저 보인 오징어 튀김집에서 샀는데(+게 튀김) 가장 비쌌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수이 가면 오징어 튀김집 널렸으니까 안쪽 가서 사드십시오.... 역에서 제일 가까운 집이 제일 비쌌어요...(지금은 또 모름)그리고 게 튀김 맛없으니까 이거 사 먹지 말고 다른 거 사드십시오...

그래도 오징어튀김은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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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찾아보니까 저 건너편 섬으로 가는 배도 있다고. 알았어도 시간이 없어서 못 갔겠지만 대만 여행은 이렇게 놓친 게 많았다.

걷다가 물 빠진 바다 밑바닥도 보다가 먹자골목에 들어갔다(사진은 없네). 사람도 많고 먹을 것도 살 것도 많아서 정신없었다. 우리나라에 잠깐 붐이었다가 갑자기 다 망해버린 대만 카스테라도 보였다.

우리는 적당히 편의점에서 마실 것만 사고 다시 걸었다.

걷는데 노지에서 갑자기 발견한 보라색 꽃을 찍었다. 로즈마리도 있었는데 과연 따뜻한 나라는 달랐다. 찾아보니까 '발렌타인 쟈스민(듀란타 레펜스)'라는 꽃이다. 예쁘다.

괜히 골목에 들어가서 서로 찍고(...)

오키나와 2일 차 글에 올리기도 했지만 나는 이렇게 서로 찍는 구도가 재밌다.

이 풍경이 <귀를 기울이면(1995)>에 나온 공방 같아 보여서 찍었다.

편의점에서 산 밀크티를 들고 신나서 또 찍었다.

고양이를 발견해서 좋다고 가서 찍다가 고양이님이 도망가셨다. 사진 보니까 욕하고 간 것 같네. 죄송했습니다....

대만에서 찍은 사진 중에 가장 맘에 든 사진이었다. 그래서 이걸 대표 사진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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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으니 홍마오청 건물을 지나치고

위로 위로 올라와서

진리대학교에 왔다. 엄청 걸어서 여기에 앉아서 쉬었다.

대만은 이런 어마어마한 이끼와 덩굴이 도처에 널려있다.

전철 타고 바깥을 보면 오래된 건물마다 철창이 있고 널은 빨래와 가득 찬 식물이 인상적이었다. 식물원이 따로 필요 없이 원시림? 정글? 같이 도시가 식물에 잠식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정처 없이 걸었다. 여기가 담수중학교인가 고등학교인가 그냥 길인가... 모르겠다.

여기 역시 어디인가....

모르겠다. 사진이나 찍었다. 이런 볼록 렌즈나 유리창이나 거울에 셀카 찍는 것도 재밌다.

이제 더는 못 걷는다. 역으로 돌아가기로 해서 가고 있다.

하교하는 학생들과 함께 역 쪽으로 갔다.

괜히 또 업돼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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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바로 역에 못 가고...

무슨 골목에서 물건 구경하다 지칠 때로 지쳐서 전철을 타고 스린야시장으로 갔다.

딜레이가 Jiantan역에서 내려서 가는 게 더 가깝다고 해서 내려서 왔다.

라이관린 씨(이때가 워너원이 활동하던 2018년이었고 딜레이가 워너원을 덕질했었다. 지금은 모르겠네)가 좋아한다는 지파이집에서 사 먹어봤다. 엄청 컸는데 내겐 너무 달고 짜서 안 맞았다... 그래도 딜레이는 입맛이 맞아서 잘 먹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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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먹고 질려서(...) 동전지갑을 구경했다. 구피 아기 버전으로 사서 대만 지갑으로 썼다(사진은 2일 차에서 확인). 그리고 과일을 샀다. 3+1로 (애플망고, 석가, 파인애플, 스타후르츠) 750 대만달러에 샀는데 아무래도 바가지를 쓴 것 같다. 한국보다야 싸긴 했지만 마트 가서 보니까 ㅋㅋㅋㅋ 그랬다.

오징어튀김에 이어서 하루에 두 번이나 비싸게 사먹은 걸 알고 무섭기도 하고 얼탱이도 나가서... 숙소로 돌아왔다.

체크인했다.

황금 패턴... 이게... 대만의 기상인가... 그리고 화장실 문 위가 뚫려있다.

방 단면도는 이랬다. 창문? 없다.

그리고... 심각한 건... 방음이 뭐죠? 여기.... 방음이 하나도 안됐다. 창문이 최소한의 구성이라는 걸 2박 동안 뼈저리게 배웠다....

딜레이가 나랑 헤어지고 다른 친구랑 잡은 타이베이 숙소는 시내랑 좀 떨어져서 그런지 같은 가격에 욕조까지 있고 좋았다고.... 내 숙소 선택이 진짜 꽝이었다.

스타후르츠 / 석가(슈가애플, 커스터드 애플)

.... 여하튼 야시장에서 바가지 쓴 과일을 먹어봤다. 망고는 굉~장히 달아서 나는 몇 입 못 먹고 잘 먹는 딜레이가 맡았다. 스타후르츠는 예전에 정글의 법칙에서 보고 먹고 싶어서 골랐는데 이건 영 밍밍했다... 무(無) 맛이었다. 실패... 그리고 석가는 시식으로 처음 먹고 맛있어서 사 왔는데 역시 달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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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좀 먹었겠다, 다시 나가서 삼미식당과 까르푸에 갔다. 삼미식당에 가서 연어초밥을 포장했다. 까르푸는 사진이 없지만 누가 크래커, 펑리수, 우육면 라면을 사 왔다.

숙소로 다시 돌아와서 연어초밥을 먹었는데 연어회가 정말 크고 두꺼워서 맛있었다. 삼삼이가 추천해서 사 먹었는데 진짜 잘 먹은 것 같다. 또 먹고 싶다... 엊그저께 수술해서 회를 못 먹으니까 더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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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고 TV를 켜봤는데 일본 방송도, 한국 방송도 많이 나와서 신기했다. 그리고 자려고 누우니까 방음이 안 좋은 걸 그제야 알았다.... 옆방 사람이 걷는 소리며 말소리... 건넛방 기침소리까지 다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