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빠르게 훑는다고 했지만 3시간 동안 관람한 국립고궁박물원

2019. 10. 3. 21:01비행기 탄 여행/2018년 4월 타이베이

[비행기 탄 여행/2018년 4월 타이베이] - 1. 2박 3일 타이베이 1일 차(단수이, 스린 야시장)
[비행기 탄 여행/2018년 4월 타이베이] - 2. 아종면선곱창국수 먹고 국립고궁박물원으로

2일 차
AM 7:00 기상 ~ 8:41 아종면선곱창국수 ~ 9:54 국립고궁박물원 ~ PM 1:04 박물관 카페 Nesplesso ~ 1:40 즈산원 ~ 3:00 스린역 ~ 4:06 숙소 ~ 애니메이트 ~ 7:18 딘타이펑 본점 ~ (30분 대기) ~ 7:50 딘타이펑 식사 ~ 8:33 스무시 하우스 포장 ~ 9:15 숙소

여행이 2박 3일로 짧으니까(예스진지도 포기했고) 박물원도 대충 본다 했던 게, 3시간이나 봤다.

1층의 102호에 있는 연표를 먼저 보고 3층에서 내려갔다.

먼저 본 것은 이런 돌이나 옥들을 조각한 구역이었다.

정말 섬세하다.

오른쪽 주황색 조각이 예동생이 보여줬던 것 중 하나였다. 전체가 손바닥만 했을까 조각만으로 사슬을 만들었다. 정말 대단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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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원석이나 옥을 조각한 게 아니라 역시 섬세한 미니어처 장식품이다.

이건 손가락만 했는데 너무 작고 예뻐서 갖고 싶었다. 화장품 샘플만 한 크기였던 것 같은데 뚜껑에 있는 얼룩 강아지가 귀엽다.

이렇게 작은 반짇고리라니. 더 작고 더 귀엽다.

손톱만 한 사람 장식으로 된 머리핀과 귀걸이. 역시 너무 갖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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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추와 삼겹살 돌은 국립고궁박물원의 대표 전시물 중에 하나다. 그래서 전시실도 따로 있는 데다 사람들이 몰려있다.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 같은 느낌이었다.

찰떡같이 이런 옥을 구해와서 배추로 조각을 했는지 대단했다. 게다가 자세히 보면 메뚜기가 두 마리나 조각됐다.

누가 봐도 맛있는 보쌈 고기 같이 생겼다. 간장 양념으로 조린 돼지비계 같은 거며 찰떡이다.(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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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회화 구역이다.

그림들이 돌돌 말은 두루마리에 길~~~~~게 그려져서 정말 긴 그림은 한 30m는 되는 것 같다.

그림은 그냥 긴 게 아니라 성벽과 지붕을 하나하나, 이렇게 섬세하다.

궁녀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인데 춤추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나무를 보거나 정말 생동감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 궁녀는 이 혼자 배드민턴(?) 치는 궁녀였다. 이상하게 재밌었다. 왜 혼자서 성벽을 보면서 저러고 있는 걸까.

이건 진짜 나무가 미쳤다. 그림이 이렇게 사진보다 사진 같을 수 있을까. 나무가 튀어나올 것 같다.

특이한 수석에 과꽃? 같은 식물을 가꾸는 게 신기했다. 저렇게 식물을 가꾸는 화분 같은 걸로도 썼나 싶다. 그 뒤에 서로를 보면서 배드민턴(?)을 들고 있는데, 역시 혼자서 허공에 휘두르는 게 아니라 여럿이서 마주 보면서 휘두르는 게 저 놀이 방법인 게 아니었을까. 혼자 놀던 궁녀가 계속 눈에 밟힌다...

연꽃을 갖고 노는 아기들이 귀여웠다. 흔든다고 꽃잎이 떨어지는 거나 그걸 보고 놀라서 신봉선님의 'ㄴㅇㄱ' 자세를 한다거나 너무 귀엽다.

깔린 구름 위의 깊은 산속의 신선 그림도 보고.

일렁이는 파도를 보는데

모르는 동물 둘이 놀고 있다.

이건 위와 다른 그림인데도 또 있다. 뭘까. 상상의 동물 같은 걸까. 귀엽다.
그리고 파도를 보니까 일본의 우키요에가 이 중국의 그림에서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생각도 해봤다.

색 물감이 없는 그림은 또 어떻고... 정말 멋졌다. 우리나라의 옛 화가들도 이런 그림을 보면서 감탄하고 영향받지 않았을까.

위의 궁녀 둘은 댄스 배틀을 하고 있는 걸까. 그들을 쓱 쳐다보는 계단 아래의 경비원은 지 일이나 하지 왜 저럴까.

궁 그림을 보면 기석이 참 많다. 중국 드라마 <랑야방>에서도 예왕이 황제한테 선물로 특이한 기석을 주던 게 이해가 안 갔는데 이 정도면 황제들의 취미 혹은 미학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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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그릇과 장신구가 있는 구역이었다. 불교 조각도 보고 싶었지만 패스했다.

거위 그릇. 나무 조각도, 그릇도 너무 귀엽다.

이 자기는 자기 안에 또 자기가 있다. 이 그릇도 국립고궁박물원의 대표 전시물이다.
기념품 가게에 위의 배추와 삼겹살과 함께 이 자기와 비슷한 미니어처도 팔았다.

접시 중에는 이 두 접시가 너무 맘에 들어서 갖고 싶었다. 이 위에 잘 씻은 과일이나 초밥을 두면 재밌을 것 같다.

사진이 제대로 안 나온 복숭아 항아리. 복숭아 그림이 정말 맛있게 그려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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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국립고궁박물원 관람이 끝났다.
다리도 발도 아픈데다 배도 고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