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다시 찾은 오타루와 마지막 체크인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1. 유심이 안됐지만 일단 오비히로에 갔다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2. 오비히로 디저트 산책과 골목대장들(+기차에서 보는 바다)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3. 오므라이스를 먹으며 권상우의 안부를 전해줬다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4. 구시로 습원 국립공원에 4시간 동안 갇히다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5. 징기스칸을 먹으며 2일을 마무리했다(+킹프리 샤세스 4 예매)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6. 바다에 홀려서 기차를 놓칠 뻔 한 3일 차 아침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7. 삿포로에서 똠얌꿍이 먹고 싶었지만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8. 나카지마 공원 밤산책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9. 나카지마 공원 아침 산책(호헤이칸, 삿포로시 천문대)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10. 레스토랑 예약 시간이 남아서 영화관에 들렀다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11. saveur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12. 영화 보고 수프커리 먹고 쇼핑했다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13. 4일 차 체크인과 세이코마트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14. 5일 차 아침, 홋카이도 대학 식물원 입구까지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15. 홋카이도 대학 식물원 1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16. 홋카이도 대학 식물원 2 (온실)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17. 미술관을 들러 전망대로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18. 5일 차 저녁과 6일 차 아침, <북해도 오타루, 샤코탄 일일 버스투어>시작(휴게소, 시마무이 해안)
[비행기 탄 여행/2019년 5월 홋카이도] - 19. 카무이 미사키, 미사키노유 온천
6일 차
AM 7:00 기상 ~ 7:40 체크아웃 ~ 8:10 오도리역 31번 출구 투어 약속 장소 ~ 9:25 요이치 휴게소 w.c. ~ 10:00 시마무이 해안 ~ 11:00 카무이 미사키: 강풍으로 못 감 ~ PM 12:00 미사키노유 온천 ~ 12:55 점심 식사 ~ 3:10 오타루 도착 ~ 6:10 오도리역 약속 장소에서 해산 ~ 6:35 Dormy INN ANNEX Sapporo 체크인 ~ 8:30 대욕탕(2F) ~ 9:55 다음날 10시 택시 예약, 무료 소바 ~ 방으로 돌아옴
노곤하게 한숨 자고 나니까 오타루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내려서 가이드를 따라 오르골당 증기 시계가 있는 광장까지 걸어갔다.
2년 만에 오타루에 다시 올 줄이야. 그때는 가가와 둘이서 간 첫 여행이었고 삿포로에 2박 3일 일정이었다. 그 짧은 와중에 하루를 오타루 당일치기를 했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돌아다녔다. 미나미오타루역에서 내려서 맘대로 걷다가 오르골당에 도착했다. 오르골 소리를 실컷 듣고 인형동물원의 인형들과 키타카로의 가리비 과자에 반했고 갑자기 쏟아진 비에 비닐우산을 하나 사고 청계천보다 작은 운하 앞에서 우산을 들고 사진을 찍으며 이상한 종교집단 느낌이 나는 보트 투어를 구경하고 밥집을 서성이다가 못 고르고 그대로 삿포로역에 도착해서 역 앞에 있는 징기즈칸 집에 갔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투어버스에서 가이드에게 오타루에 대한 이야기를 대강 들었다. 오타루는 원래 항구 도시로 한때는 삿포로보다 발전됐었다고 한다. 청어와 석탄, 유리가 주 생산품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청어가 안 잡히게 되고 주요 에너지 자원은 석유로 바뀌고 플라스틱이 개발되자 몰락됐다고. 이후, 배가 다니던 길을 매립해 도로를 연결해 관광도시로 노선을 바꿨다고 한다. 청계천보다 작았던 운하는 이전에 번성했던 그때의 흔적이며 상징이라고 한다.
이외에 기억이 안 나는 다른 간단한 설명을 듣고 집합 시간까지 모이기로 하고 파했다.
오타루에서 제일 좋아했던 키타카로의 조개맛 쌀로별 과자랑 인형동물원도 가고 저번에 못 가봤던 곳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바로 앞에 있던 오타루 오르골당에 들어갔다. 저번엔 여기 말고 1호관인 오르골 골방 쪽만 구경했어서 이번엔 못 가봤던 여기 2호관부터 갔다!
입구에 들어서자 커다란 오르골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니까 이미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자세히 보니까 피아노 위로 커다란 오르골이 울리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갔을 때는 끝날 무렵이었는지 금방 끝났다...
이 오른쪽에는 예배당 풍의 장소가 있었는데 저 오르간에서도 조금 전 피아노 같은 커다란 오르골이 있었다. 여기는 또 어떤 소리가 났을지 궁금했지만 시간이 안 맞았는지 나갈 때까지 듣지 못했다.
오르골당 2호점은 오르골도 오르골이지만 주변에 있던 나무로 만든 곰 조각들이 귀여웠다.
거울이 보이면 참지 않는 (생존을 알리는) 셀카도 찍었다.
오르골을 좀 듣다가 나왔다.
-
다음으로 내가 간 곳은 카라쿠리 인형동물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iJySCDwJq34
자세히 보면 곰들이 조금씩 움직인다.
인형동물원이라는 이름답게 동물 인형을 잔뜩 판다(진지하게 생각하면 어... 동물원은 동물을 파는 곳은 아니지만). 가게 입구에 있는 이 공간도 좋다. 평화로운 낮잠 같은 오르골 소리와 천천히 움직이는 곰인형들이 꿈같다. 오타루에 3번째로 갈는지는 모르겠지만 간다면 여긴 또 갈 거다.
내부는 이렇게 동물 인형과 관련 소품이 잔뜩 있다.
저번 여행에서는 사월이한테는 새장에 갇힌 똥똥한 문조 인형을 윤슬이에게는 발바닥이 핀으로 된 왕관앵무 인형을 사줬었다. 똑같은 건 아니지만 윤슬이한테 줬던 친구와 비슷한 게 있었다.
그러나 내가 놀란 건 이 해달 인형이었다.!
아마 2014년이었나 첫 일본 여행을 오사카로 사월, 윤슬이랑 갔었는데 그때 간 가이유칸에서 반해서 집으로 데려왔던 해달 인형과 똑같은 애가 여기에 있었다. 세상에 마상에나....... 제조사도 똑같아서 더 놀랐다.
근데 이미 있는 인형을 또 살 필요가 있나 고민을 하다가 일단 물러서기로 했다. 다른 데를 더 둘러보다가 생각나면 그때 사기로!
-
그렇게 인형동물원에서 나왔고
이전에 구경했던 오르골당은 입구만 보고
건너편 가게로 들어와 레이와 턱받이를 한 인형들을 보고 나왔다. 가가가 좋아하던 시리즈 인형이었던 것 같은데 이름이 기억 안 난다.
그리고 다음은 키타카로였다. 진짜 이 집 가리비 과자가 얼마나 그립던지. 가서 보니까 가게 내의 음식 순위에서도 가리비가 당당히 1위여서 내 입맛이 인정받은 기분이었다ㅋㅋㅋㅋ
가리비 맛 2봉지와 가이드가 추천한 사과파이 하나를 사고 나왔다.
-
저번에는 구경하지 못했던 유리공방들도 갔는데 다들 하나같이 이쁘고 너무 비쌌다. 공방에서는 내부 촬영이 금지여서 안 찍었다.
그러다가 이 키타이치라는 건물에 들어와 오른쪽으로 들어갔더니
너무 멋진 카페가 있어서 놀랐다.
입구에서 먼저 주문부터 하고 자리에 앉았다.
내가 주문했던 건 밀크티+아이스크림이었는데 맛있었다. 그것보다 내부가 너무 멋져서 홀라당 반해버렸다. 실제는 이 사진보다 더 어두웠고 조명은 기름 램프라 기름 냄새가 났는데 정말 좋았다.
여기는 정말 가가도 좋아할 거 같고 3번째로 오타루에 온다면 여기도 꼭 가기로 나랑 약속했다.
괜히 운하나 또 보러 갈까 하다가 갈 길이 멀어서 포기했다.
가가랑 왔을 때는 할로윈 시즌이라 무지개 바람개비가 있던 자리에 호박 바람인형이 있었다.
그리고 가가랑 여기서 바보같이 사진도 찍었는데 (아련)
추억팔이하던 와중에 비가 쏟아졌다. 저번에 왔을 때도 이렇게 비가 쏟아졌었지... 추억팔이는 끝나지 않고....
가가가 인어공주 에리얼 인형을 샀던 그 가게에 잠깐 들렀는데 에리얼이 또 있긴 했다.
그리고 이 가게에서 치즈케이크랑 티라미수를 사서 흰색 집 앞에 있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먹었었다. 여기까지 추억팔이 끝!
-
마지막 집합 전에 아까 유보했던 결정을 했고 인형동물원에 다시 가서 해달 인형을 데려왔다! 집에 있는 놈은 수달이(해달 인형이지만 태조 왕건의 수달 장군을 떠올리며 수달이라고 지었다)고 이 놈은 해달이(드디어 이름을 찾았는데 종족명이 이름이라니 정말 안일하고 게으른 결정이지 싶다)로 정했다.
사고 나오니까 마침 가이드를 만나서 같이 주차장으로 가서 나는 투어버스에 들어갔다. 그리고 곧 사람들이 도착했고 버스는 삿포로로 출발했다. 2년 전에 오타루에서도 비가 많이 내리더니 이 날도 비가 많이 내렸다.
-
잠깐 지쳐서 자고 일어났더니 집합 장소였던 오도리 공원에 도착했다. 오타루에서부터 내렸던 비는 여전히 그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체크인을 하러 갔다.
이게 어디 엘리베이터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비가 오니까 오도리역 안으로 들어가서 지하통로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음식 모형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찍었다. 배고팠던 게 분명하다...
-
비가 많이 쏟아졌고 내 마지막 숙소는 역에서 많이 멀었다.
지도를 보면서 갔는데도 한 번 지나쳤다가 돌아와서 도착했다. 앞으로 남은 2박 3일은 여기서 지내다 돌아갔다.... 아 또 가고 싶다.... 흑흑맨...
체크인을 했다. 왼쪽 사진은 조식 시간과 그때 사람이 어디에 몰리는지 보여주는 거고 오른쪽 사진은 엘리베이터에서 찍은 층간 설명이다.
안락한 내 방에 들어왔고 특이하게 입구에 세면대가 있었다.
미닫이로 된 중문을 열면 침실이 나오고 또 그 옆에 미닫이문을 열면 화장실과 좁은 샤워실이 있다.
창밖은 이런 꽉 막힌 건물 뷰고 뷰 보려고 온 숙소는 아니고 이 이후로 더 본 적은 없다.
방 구조는 이렇게 생겼다.
초록색 글씨의 종이는 공용 욕탕에 들어가는 비밀번호인데 매일 바뀌니까 매일 카운터에 가서 새로 받으면 된다.
오른쪽 종이는 결제 영수증이다(아고다에서 미리 결제했다). 내 방은 845호였네.,,
아래 종이에는 매일 아침 6:30~10:00 무료 조식 뷔페와 저녁 21:30~23:00에 1/2 크기의 무료 온소바, 무료 와이파이 비밀번호 등이 적혀있다.
아침부터 투어를 시작한 데다 비를 잔뜩 맞아서 지쳤다. 일단 전날 저녁에 샀다가 안 먹었던 계란 샌드위치를 먹었다. 평범하게 맛있었던 것 같다. 침대에서 누워서 쉬다가 나가서 사 먹기 귀찮아져서 씻고 무료 온소바나 먹기로 했다.
옷걸이에 걸려있던 찜질복 닮은 옷으로 갈아입고 공용탕으로 내려갔다. 받아왔던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가서 씻었다. 기대도 안 했는데 탕이 너무 좋았다. 샴푸, 바디워시, 로션까지 있을 건 다 있었다.
아마도 생애 첫 1일 2 목욕탕을 간 날이었다.
다 씻고 1층 카운터로 가서 아침에 하루 1번 삿포로역까지 택시로 무료 픽업해주는 서비스도 미리 예약해서 확인증도 받고
내가 묵었던 annex 건물이 아닌 바로 건너편에 있는 프리미엄 건물로 들어가서 1층에 있는 식당에 갔다. 건물을 건너간 것뿐이지만 시내 한복판에 있는 아케이드 밑에서 지나간 거라 찜질복(?)과 호텔 슬리퍼를 신고 간 건 솔직히 좀 민망했다. 식당 안에는 평상복을 입고 온 사람들도 많았다.
방키를 보여주면 첫 번째 사진처럼 번호를 받는데 이걸 음식이 나오면 교환하는 식으로 받는다. 온소바는 간장 맛으로 짰는데 무료니까 먹을 만했다.
-
방으로 다시 올라와서 파스 붙이고 쉬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여행을 하니까 2013년에 가고 다시 못 간 유럽여행 때가 생각났다. 유럽여행이 괜히 힘든 게 아닌 게, 비행기표값도 그렇고 언제 또 시간을 내서 장기여행을 갈 수 있을지 모르니까 아까워가지고 돌아다녀서 힘든 거다. 그리고 나는 그 짓을 홋카이도 와서 하고 있구나... << 이것도 2020년의 지금 보면 정말 후회 없이 잘 놀았던 것 같다. 흑흑....
옆방인지 어딘가에서 한국인 가족이 묵는 것 같다... 이 숙소는 다 좋지만 방음이 좀 안 좋은 편인 것 같다.